중국집 주방장과 소설가, 프로그래머
언젠가 ‘유림’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 나온 작가 최인호 왈:
- 우리 나라 교육은 나은 사람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아흔 아홉을 희생한다. 백 명 모두를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두를 된 사람을 만드는 교육은 가능하다. ‘나은 사람’보다 ‘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은 진실이다.
- 원래 중국집 주방장과 소설가는 이런 자리에 나오면 안된다.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으면 그만이지 주방장을 불러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게 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설계하고 구현한 프로그램을 사용자가 편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면 그만이다. 원칙적으로 프로그래머가 다른 프로그래머와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 방법은 자신의 코드를 통해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프로그래머가 아티스트보다는 엔지니어로서, 때로는 웅변가나 저술가로서 역할을 더 많이 해야 인정을 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프로그램도 잘 짜야 하고, 말도 잘해야 되고, 글도 잘 써야 되고, 영어도 잘 해야 되고, 사람들도 잘 이끌어야 하고…
카스탈리엔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